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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경제 특구 맞춤형 남북 해양 협력 추진

 많은 이목이 집중되었던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이 났다. 이후 여론의 관심은 남북한 사이의 경제협력부문에 쏠리기 시작했고, 경제 단체를 비롯한 대기업 및 중소기업은 별도의 사업팀을 꾸려 남북한 경제협력을 활용하기 위한 대응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남북 경제협력의 골조는 크게 다음과 같은 세가지로 구분될 가능성이 높다. 첫째,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에 나타나 있는 북한의 철도와 도로 등 기본 인프라의 개발, 둘째,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 이후 내놓은 북한 경제개발 5개년 전략의 이행, 셋째, 27개에 달하는 경제특구 및 경제개발구(이하 경제특구) 투자의 구체화이다.


 북한의 경제특구는 개혁 및 개방을 상징하는 시금석인 동시에 외국 자본의 유치, 지역 균형발전을 추진하는 거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이뤄질 남북 경제협력도 이곳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특히 북한 경제특구가 대부분 북·중·러 접경지역과 연안지역에 집중적으로 위치했다는 점은 남북 해양수산 협력 사업의 시행에 큰 추진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간 해양수산부문 협력사업을 추진된다면 해운·항만 분야 협력 사업은 신의주 지역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신의주는 기존 남북 직항로에 포함되어 있지 않으면서 3곳의 경제 특구가 밀집되어 있는 지역이다. 해양·관광 분야의 경우, 북한이 별도로 4개의 관광 개발구를 설정하고 그 외 27개 경제 특구 모두가 호텔 건설과 관광 사업을 포함하고 있을 정도로 관심을 쏟고 있는 분야이다. 우리나라는 북한이 최근 역점을 두고 있는 원산 갈마지구 해양관광단지 개발사업과 환동해 크루즈 시장의 활성화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하지만 남북 경협사업이 추진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들이 존재한다. 가장 먼저, 유엔 및 미국 등 국제사회의 북한 경제제재가 해제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경제 제재 해제 이전까지 국토 균형발전 차원에서 북한 경제특구 개발사업에 참여하는 밑그림을 그리고, 그에 따라 해양수산 분야를 포함한 남북 경협 추진 세부 로드맵을 만드는 것에 집중할 단계이다.






북한의 경제특구와 경제개발구


 4·27 판문점 선언이 채택되고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성사되면서 개성공단 재가동 문제 등 향후 남북 경협사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각 민간경제단체들과 기업들은 내부적으로 별도 조직을 꾸리거나 전문가들을 고용하여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통일부를 비롯한 관련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들도 판문점 선언의 이행방안과 후속 협상안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북한 관련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한반도 내외의 상황을 고려할 때, 남북 경협은 크게 첫째,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이행과 둘째, 북한 내수시장 개발과 관련 산업의 발달을 촉진시키는 내용이 될 전망이다.






 북한에는 김정일 위원장과 김정은 위원장 집권 시기에 각각 지정한 5개의 국제 경제특구와 22개의중앙급 및 지방급 경제개발구가 있다. 경제특구는 라선 경제무역지대법(1999), 신의주 행정구 특별법(2002) 등 특별법에 따라 개별적으로 지정되었다. 반면, 경제개발구는 경제개발구법(2013)에 따라 지역 균형발전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지정되었다. 경제특구와 경제개발구의 주요한 차이점은 전자는 대상지역의 규모가 크고 중앙정부에서 관리하고, 후자는 비교적 소규모이고 지방기관이 관리한다는 점이다. 또한, 북한 경제특구는 외국인 및 재외 북한동포가 투자할 수 있는 반면, 경제개발구는 남측을 제외한 외국인 및 북한 기업이나 돈주들도 참여가 허용되는 특징이 있다.






해양부분 경제협력과 북한의 경제특구


 우리가 북한의 경제 특구에 주목해야하는 이유는 다른 지역보다 많은 경제적 혜택이 부여될 뿐만 아니라 북한의 내수시장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북한의 경제개발구법은 경제개발구를 국가가 정한 법에 따라 경제활동에 특혜가 보장되는 특수 경제지대라고 규정하고 있다. 투자기업은 토지 임대기간의 보장, 세금 감면, 토지 이용권 및 건물 소유권 보장 등의 혜택을 받는다. 더불어 우리나라의 자본, 기술, 경험 등이 북한 노동력과 결합될 경우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해양수산 분야가 특히 경협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있다. 북한의 경제개발구가 대부분 우리나라 서해안 및 동해안에서 접근이 용이한 연안지역에 입지하고 있어 비즈니스 모델 개발이 쉽다는 점이 그렇다. 또한 경제개발구가 농업, 수산업, 관광업, 수출 가공업 등으로 구분되어 있어 우리나라 기업단체는 물론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남북 협력사업을 진행하기에 편리하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북한 경제개발구의 입지와 한반도 신경제지도가 주창하고 있는 H자 북한 철도·물류망 개발사업이 상당 부분 일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추후 우리나라가 북한 경제개발 전략을 추진할 때 시너지 효과뿐만 아니라 관련 업체가 동반 진출하는데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이 원하는 경제특구 개발방향


 현재까지 북한의 투자 동향 등을 고려하면, 향후 개발 방식과 개발 방향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중국은 북한 경제특구 3곳에 대해 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며, 경제개발구 10곳 이상이 북·중 접경 지대에 있어 입지여건상 북한 투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은 제2차 북·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일대일로 협력사업을 북한지역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며 평양, 신의주, 해주, 원산 등 4개 거점 도시의 개발을 요청하기도 했다. 또한, 북한은 2012년 홍콩 투자기업 다중화 국제그룹과 신의주 국제경제지대 개발계약을 체결했으며, 무봉 국제관광지대도 홍콩기업이 개발에 참여 예정이다.


 북한의 인프라 건설은 국제적인 경쟁력이 있는 협력 아이템이다. 북한은 2013년에 경제개발구법을 별도로 제정하여 경제특구를 국토 균형 발전 차원에서 중점적으로 개발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외자 유치 실적은 매우 저조한 실정이다. 실제로 북한은 투자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홍보를 펼치고 있지만 아직까지 큰 성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지금까지의 투자 유치 설명회도 중국 위주로 진행된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은 자체 예산으로 경제특구 개발이 불가한 현실적인 장애물에 가로 막혀 있다. 따라서 현재 북한은 경제특구에 투자하는 업체에 대해 북한 내수시장에 상품판매를 허용하는 등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관광자원 개발을 통한 외국 투자의 유치는 북한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사업인 동시에 모든 경제 특구가 관련되어 있는 매우 비중이 큰 사업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이후 원산·금강산 국제 관광지대 사업을 역점사업으로 추진해 왔으며, 4개의 관광 특구(무봉, 청수, 신평, 온성)를 따로 설정할 정도로 관광산업 개발에 대한 관심이 컸다. 이처럼 북한이 관광사업에 집중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시설 투자 등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고, 일자리 창출 및 북중 접경지역의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유리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해운 및 항만분야에 적합한 경제특구


 해운 및 항만 분야의 경우 신의주 등 경제특구 밀집 지역에 투자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남북한 선박 운항과 항만 인프라 개발, 물류단지 투자 등이 구체적인 예이다. 북한 신의주 지역은 기존 남북한 직항로에 포함되어 있지 않으나 북한 경제특구 3곳이 집중 배치되어 있고 자강도 지역의 경제특구 물량까지 흡수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특히, 북한은 이곳을 동북아 물류허브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워 두고 있으므로, 이 지역에 대한 해운·항만 부문의 투자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 관심을 둬야 하는 경제특구 지역은 평양 직할시를 배후 권역으로 두고 있는 남포항인데, 이곳에는 수출입 물량이 많은 수출 가공구 등이 4곳 지정된 곳이다. 한편, 북한의 연안해운 사정이 열악한 점을 감안하여 남북한이 공동 투자형태로 선사를 설립해 경제특구를 연결하는 북한 연안항로 운항사업(연안 Cabotage)도 가능하다. 북한 연안 운송권을 확보한다면, 북한 항만에서 우리나라 선사가 중국이나 러시아, 동남아 등으로 선박을 운항하는 제3국 운송사업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해양관광에 적합한 경제특구


 해양관광을 포함한 관광분야의 경협은 북한과의 남북 경협 중 가장 유망하다. 현실적으로 큰 자본 투자 없이 단시간 내에 추진이 가능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북한 경제특구와 경제개발구 중에는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대와 북·중·러 접경지역인 온성 섬 관광 개발구 등 5개의 관광 관련 특구가 포함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27개 모든 경제특구에 관광사업 투자와 호텔 건설 등에 관한 내용이 들어 있을 정도로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가 북한 해양관광 개발 사업에 나설 경우, 지리적으로 가깝고, 북한의 강력한 의지가 담긴 원산 갈마 해양관광사업에 대한 투자를 적극 고려해볼 수 있다. 더불어, 라선 경제특구의 단위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금해 요트 부두 개발, 비파도 해양레저 단지 개발에도 참여할 수 있다. 해당 사업을 온성 섬 관광사업과 북·중·러 접경지대 연계 관광사업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가능한 협력 사업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정부가 신 북방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남한과 북한을 연결하는 크루즈 사업과 한·일·북·러 4개국 기항 크루즈 운항사업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넘어야 하는 장애물과 해결 과제


 앞으로 전개될 북한 경제 개발사업의 최대 변수는 유엔 등 국제사회가 북한에 가하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경제제재 조치를 거둬들일 수 있느냐이다. 그 동안 국제사회는 북한이 핵 개발에 나서기 이전부터 적성국이나 테러 지원국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그에 상응하는 제재조치를 내려왔다. 유엔은 북한 선박 입항금지, 유류 수출 금지, 해외 노동자 본국 송환 조치, 어획권 구입 금지에 이르기까지 전 방위적인 압박을 가했다. 북한에 대한 제재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은 대북제재 강화법 등 모두 15개 법률에서,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우는 2010년 5·24 조치에 따라 북한과의 교역을 금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과의 교역과 대북 투자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북·미 수교와 같은 두나라 사이의 수준 높은 신뢰 구축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