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ShippersJournal

해운 산업에서의 빅데이터 활용



 해운 산업은 고유의 경기 순환 주기적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로 인한 위기는 수많은 해운기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운 위기에는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지만 해운경기변동의 예측실패와 그에 따른 시장위험관리가 주요한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해운 경기를 예측하는 것이 해운 산업의 중요한 관건인 가운데, 해운 경기의 변동성, 불확실성, 복잡성이 확대되어 전통적인 방법으로 해운시황을 분석하는데 한계가 드러났다. 일반적인 시계열 계량분석방법은 해운시장과 같이 변동성이 크고 다양한 원인에 따라 추세가 변화되는 시장에서는 예측 정확도가 높지 않다. 이에 전통적인 예측방법을 보완할 수 있는 빅데이터(Big Data),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분석방법이 대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해운 산업에서 빅데이터는 다양한 방면에서 활용되고 있다. 첫째, 현재 예측에 활용되는 운임, 유가, 환율 등 다양한 시계열 자료에 인공지능방법론을 도입하여 시황예측 정확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학습을 통한 예측은 기존 계량경제모델의 대안이 될 수 있으며 전통적 방법론과 인공지능을 혼합한 하이브리드모델 개발도 가능하다. 둘째, 기존에 활용하지 않았던 비정형 데이터(기사, SNS 등), 자동식별시스템(AIS) 자료를 활용한 시장분석이 가능하다. 매일 발행되는 비정형데이터에서 중·단기 시장에 대한 전문가들의 인식을 판별할 수 있으며 실시간 선박 위치 정보를 활용하여 해운 시장의 공급을 분석할 수 있다. 셋째, 최적화를 통한 운영 효율성 향상이다. 선박운항시 발생하는 자료(풍향, 조류, 연료소비량 등)를 이용하여 최적의 운항경로나 속도를 제시할 수 있다. 이외에 선박충돌 사전경보, 사이버보안에도 빅데이터가 활용될 수 있다.






 실제로 머스크는 다가오는 4차 산업 혁명에 대처하기 위해 디지털본부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기관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선박효율 성을 향상시키는 등 운영 전반에 적용하여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일본해운 3사와 상하이국제항운중심(SISI) 등 해운 시장에 관계되어 있는 참가자들은 새로운 접근 방법으로 시황예측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2017년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해운을 포함한 해양부문의 기업 12%가 이미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사업 효율성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국내 해운시장 참여자들이 여러 연유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빅데이터 연구를 위해 해운 빅데이터연구센터를 설치하고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또한, 선사의 현장 정보와 대학의 기술지식을 융합하기 위해 2017년 빅데이터 관련 대학교의 인공지능 관련 연구실을 중점협력연구실로 지정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선사들과 공동연구를 추진하여 현장정보를 습득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 중이다. 이와 같은 산-학-연 공동연구를 통해 산업정보와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한 시황예측모델을 개발 중이며 현재 심층신경망모형(Deep Neural Network, DNN)을 이용하여 케이프사이즈 벌크선 수익 예측 모델을 하반기까지 개발할 예정이다. 나아가 빅데이터 적용 범위를 해운에서 수산, 항만 등 해양 전 부문으로 확장할 계획이며 올해 수산의 일부 어종에 대한 가격 예측에 새로운 방법론을 도입, 적용할 예정이다.






해운불황으로 산업 경쟁력 하락


 과거부터 주기적으로 발생해온 해운 위기는 수많은 해운기업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했다. 1979년 발생한 제2차 오일쇼크는 해운 수요를 급감시켜 경기 침체를 유발하였고 이로 인한 해운 산업의 구조조정으로 국내 66개 외항선사가 22개사, 계열화 9개사로 통폐합되었다. 1998년의 외환위기는 글로벌 해운 시장의 개방을 촉진시켜 경쟁이 심화되었고 이는 해운 선사의 부채비율 상승으로 이어져 해운사의 유동성이 악화되었다. 2008년에 발생한 금융위기는 큰 변화를 불러 일으켰는데, 해운 수요 감소로 운임이 고정 대비 1/6 수준으로 줄어들었으며 108개 기업이 시장에서 퇴출되었다. 2013년 이후에는 초대형선 발주와 인도 증가로 인해 해운운임시장이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했고 국적선사인 한진해운은 2016년 법정관리에 들어가 다음해 2월에 파산하는 결과를 낳았다.






해운 산업 위기에는 취약한 시장위험관리가 작용


 해운 기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해운 시장의 위험은 가격의 변동성과 노출의 크기로 결정된다. 가격의 변동성은 운임, 용선료, 유가 등 외부에서 주어지는 변수이며 일반적으로 통제가 불가능하다. 면 노출의 크기는 선박 발주, 용선시점/기간 등 기업의 의사결정을 통해서 조정이 가능한 부분이다. 의사결정은 기업의 지배구조, 의사결정시스템, 시장분석 역량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의사결정의 질에 따라 통제가 불가능한 가격위험을 최소화하거나 회피, 전가할 수 있다. 

 해운 위험관리에 필요한 의사결정은 시점(timing)과 기간(term)이 중요한 변수이며 이를 올바르게 결정할 수 있는 분석능력이 기업의 실적과 연결된다. 가격의 위험은 시점과 기간을 조정하여 최소화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장기계약이 단기계약에 비해 변동성이 낮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면 시장 위험을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선박을 확보할 시기에 향후 선박 가격이 상승할 것 예상된다면 장기계약을 통해 현재의 낮은 가격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의사결정에는 뛰어난 분석능력이 필수적으로 갖춰줘야 하지만 국내 기업은 이러한 역량이 다소 부족하다. 실제로 2017년 운임의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원양 선사인 현대상선의 세전영업이익률은 7.3%, SM상선은 18.1%로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현대상선과 비슷한 규모의 Zim(+5.4%), K-Line(-0.1%)은 상대적으로 적자폭이 적게 나타났다. 동일한 시황에서 국적 컨테이너선사가 상대적으로 낮은 경영성과를 보이는 것은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원가구조를 높은 수준에서 설정한 결과로, 관련된 연구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해운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연구 필요


 건화물을 기준으로 해운 운임의 변동률(최고치/최저치)은 2015년 220.8%, 2016년 333.4%, 2017년 154.5%로 나타났다. 이처럼 해운 경기의 변동성, 불확실성, 복잡성이 확대됨에 따라 전통적인 시계열 분석 방법으로는 해운 시장을 예측하기 더욱 어려워졌다. 4차 산업 혁명으로 빅데이터,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기존의 이용할 수 없었던 데이터와 방법론을 시장 분석에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새로운 데이터는 사물인터넷을 통해 확보되는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로서 해운에서는 자동식 시스템(Auto Identification System, AIS)으로 확보되는 자료가 대표적이다. 새로운 방법론으로는 기존 분석방법과는 다르게 해운 시황을 패턴으로 인식하여 분석하는 인공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과 비정형 데이터를 추출·학습하여 유용한 정보를 찾아내는 텍스트마이닝 등이 대표적이다. 새로운 데이터와 방법론이 전통적인 방법론보다 반드시 우위에 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재무나 상품 영역에서의 예측과 판단에 기존의 계량경제학적 기법보다 우수한 성과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신뢰를 높이고 있다.






 외국 해운 기업에서는 이미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분석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세계 1위 선사인 머스크(Maersk)는 4차 산업에 대응하기 위한 디지털(digital)본부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IBM과 블록체인 연구를 위한 합작법인 설립, 이스라엘 더독(theDOCK)사와는 해운빅데이터 연구를 위해 스타트업 육성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머스크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선박 효율성을 최대 7~8% 증가시켰고 운영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일본해운 3사와 상하이국제항운중심은 각각 기계학습과 인공지능에 기반을 둔 해운시황예측 모델을 개발 중에 있다.






해운에서 빅데이터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실제로 해운 산업에서 빅데이터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수요(GDP, 투자액 등), 공급(선대, 인도량, 발주량 등) 자료 외에 운임선물시장, 유가, 환율 등 기존에 운임시장 예측에 활용된 자료를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분석기법을 도입하여 예측할 수 있으며 이 결과는 기존의 연구모형의 것과 비교했을 때 예측 정확도가 상승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에는 인공지능방법론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전통적인 계량경제모델과 인공지능방법론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개발하는 것 등이 활발히 시도되고 있다.






 빅데이터를 이용하면 다양한 방법으로 해운 시황을 예측할 수 있다. 기존에는 활용되지 않았던 자동식별시스템(Auto Identification System, AIS) 자료를 활용하여 특정 지리적 공간에 위치하거나 통과한 선박을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시장에서 선박의 공급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철강의 수출이 많은 남미와 호주로 향하는 선박이 많아질수록, 일정 기간 후 공급량이 증가해 운임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 예측할 수 있다. 이러한 정보가 제공될 수 있다면 의사결정의 질은 높아질 수 있다. 또한 텍스트마이닝(감성분석 등)을 활용한 시황 예측이 가능해진다. 매일 발행되는 관련 산업의 기사와 SNS(Social Network Services) 자료 등을 활용하여 중·단기 시장에 대한 시장참여자들의 태도를 판별할 수 있다. 이러한 자료는 매번 설문조사를 통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구하는 방법에 비해 간편하고 자료획득도 용이하여 시간과 비용측면에서 유리하다.


 운영의 효율화를 통해 비용을 감소할 수 있다. 선박 에너지 효율 모니터링 시스템은 풍향, 조류 등 선박 운항의 외부환경에 대한 정보와 에너지효율 데이터를 관리하고 분석하여 최적의 운항경로나 속도를 도출할 수 있다. 선사는 보유 선대 운영 최적화를 통해 운영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이는 결국 수익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외에도 선박충돌예방, 사이버보안, 자율운항선박 등 해운에서 빅데이터 활용범위는 계속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빅데이터 연구를 위한 기반 마련


 하지만 우리나라의 선사는 영세성으로 인해 시황예측 전담부서가 취약하고 해운시장이 협소하여 소수의 기업만이 빅데이터 분석을 도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해운 기업의 의사결정을 돕기 위해 2018년 해운빅데이터연구센터를 개설, 운영하여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017년을 시작으로 신규 방법론(빅데이터, 인공지능) 도입 가능성에 대한 사전 연구인 ‘해운경기 분석을 위한 빅데이터 확보 및 활용방안’을 실시하고 있으며 선사의 현장정보와 대학의 기술지식을 융합하기 위해 2017년 빅데이터 관련 대학교의 인공지능 연구실을 KMI 중점협력연구실로 지정하여 운영 중에 있다. 이와 같은 산-학-연 공동연구를 통해 해운빅데이터연구센터는 산업정보와 빅데이터분석 기술을 접목한 시황예측 모델을 연구 중이며 현재 벌크선 일별수익(daily earning) 예측 모형을 중점협력연구실과 개발하고 있다. 심층신경망(DeepNeural Network, DNN) 모형을 이용하여 예측력을 테스트한 결과 기존의 전통적인 계량모형에 비해 예측력 향상을 가져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올해 말까지 파라미터 조정을 통해 정확도 향상에 노력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해운에 이어 항만, 수산 등 해양 전 산업으로 빅데이터 확대


 향후 빅데이터의 적용 범위는 해운에서 수산, 항만 등 해양 전 부문으로 확장될 예정이다. 올해 수산 분야에서는 일부 어종의 가격 예측을 위해 빅데이터 방법론을 도입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해운/항만/수산/해양부문의 자료를 수집·관리하는 통계분석센터를 2017년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연구 인력을 늘려 빅데이터 분석 전담 인력을 확보함으로써 산업별 전망, 위기경보시스템개발 등 시장 참여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