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BVL

미래 물류의 혁신을 바라보다

제3회 한독물류컨퍼런스 성료



 지난 18일에는 삼성역 코엑스 402호에 있었다. 한국과 독일 물류인들의 만남, 제3회 한독물류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시청역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회 한독물류컨퍼런스 참석 이후 2년 만이어서 그런지 약간의 긴장으로 머리가 살짝 아팠다. 하지만 한국과 독일의 물류 전문가들의 발표에 귀를 기울이며 두통은 점차 씻겨져 갔다.


 올해 컨퍼런스는 "The way to innovations for future logistics - 항만도시 배후지역의 부가가치 물류활동 확대방안"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발표자들을 보니 기대감이 상승했다. 올해는 어떤 아이디어나 인사이트로 날 자극할까? 항만도시의 배후지역은 어떻게 정의되어야 하며 그 지역에서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부산 출신으로서 항만도시 부산을 떠올릴 수 밖에 없는데 부산에서 배후지역이 어디인지, 그곳에서는 무엇을 하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사이 올라프 리스 독일 니더작센주 환경 에너지 건설 기후보호 장관의 축하영상, 양창호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원장의 환영사와 베어트 뵈르너 주한독일 부대사 등의 축사가 지나가고 컨퍼런스의 발표가 시작되었다. 이번 컨퍼런스는 커피브레이크를 경계로 두 섹션으로 나뉘어 있는 것 같았다. 첫번째 섹션에서는 최신 물류 트렌드의 소개가 이어졌고 두번째 섹션에서는 실무에서 일하는 전문가의 발표가 있었다.






물류 트렌드 - 배후지역의 부가가치를 높이라


 첫번째 세션의 첫 발표자는 베를린공과대학 물류학과장이자 BVL 자문위원인 프랑크 스트라우베 교수. 2년 전에 발표를 들었던 기억이 나며 스트라우베 교수를 혼자 반가워 했다. 그때처럼 스트라우베 교수는 발표장을 무대처럼 누비며 발표를 진행했다. 주제는 물류 최신 동향 및 성공 전략. 스트라우베 교수는 물류가 앞으로 사회에 더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며 이를 대비하여 향후 20-30년간 디지털화, 자동화 외에 여러 과제를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물류 개선에 관한 이슈는 최적화, 비용절감, 적기배송, 이산화탄소 절감 등이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독일과 중국의 예를 들며 인프라, IT, 교육 분야에서 물류의 가치창출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류 분야를 디지털화 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는 데이터 공유를 원하지 않는 업체이다. 독일물류그룹 BLG의 디지털 로드맵을 통해 새로운 수요 예측이 가능하다. 적기배송은 자연재해나 기술의 차질, 기술의 문제에 영향을 받는다. 스트라우베 교수는 2년 간의 운송 데이터를 토대로 만든 도착예정시간예측모델을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Logistics Navigator를 언급하며 중국 대학과의 협업을 통해 만든 플랫폼에 대해 설명했으며 한국 대학과도 기회가 닿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하태영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항만수요 예측센터 센터장이 국내 항만배후 부가가치 물류 현황 및 발전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정부 데이터를 토대로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항만배후 부가가치를 만들어 갈 수 있을지에 관한 내용이었다. 부산 항만 지역 입주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는 아직 우리나라에서 항만배후 부가가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며 민간기업들이 현재 하고 있는 일 이외에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에 대한 관심이 적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서는 배후단지를 활용하여 부가가치 창출을 하기 위해 항만해운 5개년 계획을 세워 노력하고 있다. 발표를 들으며 우리나라에도 물류 업계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킬 스타트업 기업들이 생겨나 과거를 답습하지 않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길 기대하게 되었다.






 첫번째 세션 세번째 발표는 퀴네물류대학 총장 토마스 스트로토테 교수였다. 스트로토테 교수는 독일 항만 물류 개발 현황 및 우수 사례를 제시하며 물류업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함부르크 항만에 관련된 사진을 두 장 제시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바닷가의 항만 모습과 거대 물류창고의 모습.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물류창고가 오늘날 항만의 모습에 가깝다. 스트로토테 교수는 "물류창고에서 무슨 일이 있어나고 있을까"라며 물류창고를 중심으로 설명을 시작했다. 독일의 경우 물류창고가 항만 근처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아우토반 경로를 중심으로 몰려 있다. 이 물류창고에서 새로운 방식의 부가가치 서비스를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스트로토테 교수가 제시한 예시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대비한 와인과 와인잔 선물세트를 물류창고에서 만드는 것이다. 와인과 와인잔, 포장용기 등을 각기 다른 지역에서 생산하여 물류창고에 모아 재생산하는 것이다. 또 다른 예시는 포크레인 대여기업인 융하인리히(Jungheinrich). 포크레인을 사는 대신 잠시 대여해서 사용하기 원하는 물류 업체에 예약시스템을 통해 포크레인을 대여하고 또 포크레인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이러한 예시를 들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새로운 방식의 부가가치 서비스를 시도해볼 수 있을지 생각에 잠겼다.






 첫번째 세션의 마지막은 인하대학교 아태물류학부 교수이자 BVL 한국대표부 부의장 김용진 교수가 장식했다. 물류 4.0 핵심 비즈니스 트렌드라는 주제로 국내 물류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 연구결과를 키워드를 중심으로 발표했다. 우리나라 물류전문가들의 관심도 글로벌 물류전문가들의 관심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무인물류, 적기배송, 디지털화 등이 핵심 키워드이다. 김용진 교수는 이를 토대로 5개년 장기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빌헬름스하벤 항과 새만금


 커피브레이크가 끝난 후 진행된 두번째 세션에는 빌헬름스하벤 컨테이너터미널 마케팅주식회사의 안드레아스 불빈켈 대표, CJ대한통운 종합물류연구원 정태영 원장, 새만금개발청의 옥나라 사무관의 발표가 차례로 진행됐다. 빌헬름스하벤 컨테이너터미널 마케팅주식회사 불빈켈 대표는 독일 고부가가치 스마트항만, 빌헬름스하벤의 컨테이너터미널과 배후단지에 대해 소개했다. 빌헬름스하벤 항은 우리나라에는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컨테이너터미널로서 매력적인 부분이 많은 항만이다. 빌헬름스하벤은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과 독일 함부르크 항이라는 거대 항만 사이에 위치해 있지만 샌드위치 위치에서 심해항으로서의 장점을 어필하며 성장하고 있다. 새로 만든 터미널 배후지역의 트럭 서비스 센터가 인상적이었다. 항만에서 내륙으로 화물을 운송하기 위한 중요한 방법 중 하나인 트럭을 어떤 식으로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엿보였다.


 이어서 CJ대한통운 종합물류연구원의 정태영 원장이 디지털 물류 2020라는 주제로 CJ대한통운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디지털화 실험 내용인 무인배송, 적기배송 등을 소개했다.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물류관련 실험들이 인상적이었다. 해운과 도로 화물운송을 연결하는 업체의 발표라서 그런지 또다른 시각이 느껴졌다.


 두번째 세션의 마지막에는 물류허브로서 새만금 미래비전에 대해 옥나라 사무관이 발표했다. 옥나라 사무관은 새만금과 새만금의 비전에 대해 짧고 굵게 소개하며 많은 독일 기업이 새만금에 입주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독일 빌헬름스하벤과 우리나라 새만금에 관한 발표를 이어서 들으니 두 항만의 공통점에 관해 생각하게 되었다. 또, 빌헬름스하벤의 예에서 새만금이 벤치마킹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함께 더 나은 미래를 꿈꾸다


 마지막으로 진행된 심화토론에는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이성우 본부장이 좌장이 되어 토론을 진행했다. 토론 내용 중에서는 특히 항만에 있어 정부의 역할이 다르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정부에서 모든 항만을 관리하는 반면 독일은 민간기업이 각 항만을 관리한다. 하지만 일부 항만에서만 특정 화물을 취급하도록 정부가 지정함으로써 항만 사이의 불필요한 경쟁을 줄인다. 독일의 경우 지원은 독일연방 정부와 유럽 연합에서 받는다고 한다.






 스트라우베 교수가 지적했듯이 앞으로 우리나라와 독일 양국의 물류전문가들이 더 많은 논의, 토론을 통해 서로가 서로를 벤치마킹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앞으로 디지털화가 가져올 항만의 변화에 대해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화물센터의 크기가 얼마나 커야할지, 데이터의 신뢰도나 보안은 어떻게 확보할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와 독일 양국간에 이러한 물류 이슈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시간이 더 자주 마련되어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것을 너머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리하여 우리나라와 독일의 물류 업계에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기를. 그것이 한독물류컨퍼런스의 존재 목적 아닐까! 내년 제4회 한독물류컨퍼런스에서는 더 심도있는 논의가 진행되길 기대하며 컨퍼런스 장을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