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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회 한-독 물류 컨퍼런스가 열리던 날

취재기자의 현장 일지




 몇일 전부터 꾸물꾸물 대던 하늘이 결국 비를 뿌렸다. 우산을 접고 시청으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으며 생각보다 궂은 날씨에 걱정이 절로 되었다. ‘버스 하나 타는 것도 이렇게 고역인데 참석자들이 많을까?’ 하루 사이에 낮아진 기온에 오랜만에 옷장에서 꺼내 입은 자켓을 여미며 버스에서 내려 한국 프레스 센터에 내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우였다. 리셉션 데스크에서는 이른 시간부터 몰려오는 사람들을 감당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컨퍼런스 홀의 수많은 의자도 점점 주인을 찾아갔다.






 리셉션에서 받은 BVL Korea 매거진을 훑어보다 보니 어느 덧 오후 2시, 스테판 아우어 주한독일대사의 오프닝 세레모니를 시작으로 제 2회 한-독 물류 컨퍼런스가 개최되었다.


 “Changing Environment’라는 대 주제를 갖고 열린 이번 컨퍼런스의 첫 번째 세션은 ‘Industry 4.0 and Logistics’에 관한 네 연사의 발표로 구성되었다.






 첫 타자는 BVL 의장 토마스 빔머였다. 좀 더 편하게 좌중들에게 내용을 전달하기위해 연단에서 내려가겠다고 말한 그는 컨퍼런스 홀 전체를 휘저으며 노련하고 능숙하게 발표를 이어갔다. ‘Industry 4.0 in German Logistics’에 대한 소개와 독일의 4차 산업 혁명의 현황 및 이것이 독일 경제와 SCM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 된 그의 발표는 내용 뿐 아니라 전달 면에서도 적절한 단어와 문구로 내 뇌리에 인상 깊게 박혔다. ‘Innovation means disruption’(혁신은 붕괴를 의미한다)라는 아이러니 한 이 문구는 ‘Think big, find new ways beyond your lifelong experience’와 함께 왜 독일이 해운, 물류는 물론 산업 전반에서 선두를 달리는 국가인 지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접근 방식이었다.


 이어 SSI Schaefer 싱가폴 지사의 Business Development Manager인 프랭크 파두치, 고려대학교의 이철웅 교수, Kardex Remstar Division의 Director of OEM Business인 더크 묄러링이 각각 ‘Trends and Technology in Korea Intralogistics’, ‘AI and Smart Logistics’, ‘New Technology and Logistics’에 대해 논했다. 가장 주목 받는 산업 트렌드인 Industry 4.0은 이미 공급사슬의 한 부분인 물류 창고에서 시행되고 있었다. 창고에서 물품을 피킹할 때 더 이상 사람이 움직이지 않는다. 사람의 동선을 최소화해서 효율성을 추구하는 단계를 넘어 물품이 보관되어 있는 선반이 움직이며 물류의 흐름이 이어진다. 이렇게 동선이나 움직임에 있어 패턴이 있는 분야는 이미 로봇과 기계가 도입되어 사람과 협력하고 있는 상황임을 세 연사들의 발표를 통해 알 수 있게 되었다.






 컨퍼런스는 쉬는 시간 없이 이어졌다. 10분의 Discussion 후에는 임병익 새만금개발청 사무관의 ‘Saemanguem as logistics hub’, 로지스올그룹의 서용기 상무의 ‘RRPP POOL System’, 동부익스프레스 김종성 대표의 ‘Dong-bu Express Overview’에 대한 소개가 진행됐다. 동북아시아의 중심이자 전 세계의 공장이자 시장인 중국 진출의 발판 역할을 톡톡히 수행 할 새만금 물류 허브에 관한 영상 자료가 상영되자 독일에서 온 참가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 느껴졌다.






 Recycled, Reusable, Plastic Pallet라는 뜻을 지닌 RRPP POOL은 저비용과 친환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며 팔레트 업계에 혁명을 일으켰다. 환경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EU의 핵심 국가인 독일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였다.



 김종성 대표의 동부익스프레스 산업 분야는 업계의 여타 기업과 같이 물류 서비스 제공 뿐만 아니라 여객 서비스, 특히 택시 사업을 운영한다는 점에서 독특했다. 다른 물류 기업과 가장 차별화 되는 포인트인 택시 비즈니스와 물류를 결합해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흥미로운 발표였다.






 산업전망 후에는 ‘LNG Business in Shipping’을 주제로 한 두 번째 세션이 시작, 컨퍼런스도 막바지를 향해갔다. 집중력이 흐려질 만 한 시간이었으나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였던 만큼 다시 발표에 빠져들 수 있었다. 제일 먼저 연단에 오른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박한선 실장은 ‘Current status of LNG fueled vessel in Korea’에 대해, 이어진 독일선주협회 랄프 나겔 회장은 ‘German Case; introduction of LNG fueled vessel’에 대해 논의하며 양국의 LNG 추진 선박의 현 주소 및 향후 계획에 대해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마무리는 폴라리스 쉬핑의 ‘LNG bunkering project in Busan’에 관한 소개였다. 현재 국내 가장 큰 환경 이슈인 미세먼지의 원인을 중국이나 화력발전소에서 찾지 않고 선박의 배기가스에서 찾는다는 점이 가장 흥미로웠고, LNG 추진선 도입에 따라 이러한 선박에 연료를 공급하는 벙커링 기지에서 회사의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다는 점에서 기업의 미래가 기대되었다.






 2개의 세션, 산업전망, 그리고 10명의 연사들의 발표로 구성 된 제 2회 한-독 물류 컨퍼런스가 막을 내렸다. 하지만 물류에 대한 그들의 관심과 열정을 담아내기에 4시간은 턱없이 부족했다. 6시 이후 진행 된 만찬장에서는 연사들 및 컨퍼런스 참가자가 한데 어우러져 컨퍼런스 장에서 못했던 이야기 및 토론을 자유로이 이어갔다. 컨퍼런스 호스트인 국원경 미디어케이앤 대표이자 BVL 한국대표의 감사 인사로 시작 된 이 날 만찬이 더욱 의미 있었던 이유는 미디어케이앤이 현 BVL representative에서 chapter로 승격하는 데 있었다. 2015년 독일연방물류협회 한국대표부를 맡은 지 만 2년도 되지 않아 이루어진 이번 승격은 그만큼 미디어케이앤이 독일연방물류협회의 한국 대표부로써 활발한 역할을 수행했고 그 공적을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 굉장히 영광스러운 자리였다고 볼 수 있겠다.






 6시부터 시작 된 만찬은 9시가 지나서야 마무리되었다. 작년부터 매년 6월 개최되는 한-독 물류 컨퍼런스는 그 히스토리가 짧음에도 양국 업계의 저명한 연사들과 수많은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진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내릴 수 있었다. 한-독 양국 산업 간 활발한 비즈니스에도 불구하고 이 컨퍼런스와 같은 제대로 된 교류가 일년에 한번 뿐이라는 점은 무척 아쉬운 일이었으며 만찬 후 헤어지는 자리에서 참가자들의 표정에서도 이러한 심정을 읽을 수 있었다. 모쪼록 한-독 양국 물류업계의 교류와 발전을 도모하는 이러한 행사들이 좀 더 활발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향후 BVL chapter인 미디어케이앤의 행보가 기대됐다.


 컨퍼런스 장을 나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다행히 비가 그쳤다. 행사장에서 받은 매거진을 다시 한 번 리뷰하며, 내년에 열릴 제 3회 한-독 물류 컨퍼런스의 주제는 무엇일까 혼자 예상하며 내년을 기약했다.